NYT,백남준 작품구상-근황 보도

  • 입력 2002년 7월 11일 19시 38분


뉴욕타임스가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비디오 아트의 대부 백남준(白南準·70·사진)씨의 근황을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미있게 소개했다. 다음은 10일자 ‘공인의 삶’난에 실린 백씨 관련기사의 요약.

백남준의 영어는 조각영어에다 악센트가 강해 알아듣기 어렵다. 그는 6년 전 중풍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게 됐고 말도 알아듣기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해. 구겐하임미술관과 협상 중이었는데 몇 년간 그들의 소식도 들을 수 없었어. 내가 중풍으로 쓰러지니까 금방 달려오더구먼.”

-록펠러센터에서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조용하게 연주’라는 설치작을 준비 중인데 무슨 의미인가.

“내 유년시절의 추억이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우리집에 자동차 일곱 대가 있었는데 고장이 잦아서 차 고치는 사람 두명이 붙어 있었지.”

-차가 왜 은색으로 칠해져 있나.

“내 에이전트가 상의도 없이 칠해버렸어. 누보 리치(신호화풍)야. 영 감각이 없어.”

-일본에 살 때 작품 만든다고 피아노도 때려 부쉈다던데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어떡하겠어. 이미 늦었는데….”

-그때의 자신을 분석해 본다면….

“난 급진 마르크스주의자였어. 정치적으로 내가 원하는 건 할 수 없었고. 그건 내 정치적 행동을 대신하는 거였어.”

-(뉴욕에서 백남준은 첼리스트 샬럿 무어만과 함께 작품을 하곤 했다. 그녀는 토플리스 차림으로 자주 연주한다.) 그녀와 애정행각은 없었나.

“어느 날 밤 독일에서. 주차된 차 안에서….” (백남준씨는 이 부분은 부인에게 말하지 말라고 통역에게 부탁했다)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과 관련된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던데….

“난 힐러리를 좋아해. 재미있는 여자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그림에 힐러리의 웃는 얼굴을 덧붙인 모습을 대형풍선에 붙여 파크 애비뉴 나무 위에 달아놓을 계획이야. 힐러리는 판타지가 있어. 아직 젊고 예뻐.”

-발가벗은 상원의원을 전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왜 못해.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만드는 데 90만달러 정도 들어. (일본인 부인 구보타 시게코가 옆에 있다가 ‘그 일을 맡을 회사를 찾았는데 우리가 돈이 없어서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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