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 파월 사임 가능성”

  • 입력 2002년 6월 16일 23시 56분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국방부와의 마찰, 백악관에 대한 실망 등을 이유로 11월 중간선거 이후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미 외교관들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걸프전 당시 미군을 승리로 이끌었던 파월 장관은 미 국민으로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능가하는 신임을 받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 내 ‘강경’ 일변도의 분위기 속에서 ‘실용적 온건파’의 대표격으로 평가되는 인물.

그러나 로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의 갈등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데다 부시 대통령마저 최근 중동정책에 대한 파월 장관의 입장을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줘 ‘파월 사임설’이 심화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주 월요일 부시 대통령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를 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파월 장관의 각료회담 제의를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시작됐다.

이어 수요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임시정부에 대한 파월 장관의 입장에 부시 대통령도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여러 곳에서 의견을 수렴한다”며 “파월 장관은 이런 조언들에 충실히 귀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답해 백악관의 ‘파월 배척론’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국무부 소식통들은 이로 인해 “우리가 추진하는 일이 완전히 약화돼 타격이 컸으며 한 주 내내 아랍 국가들을 상대로 대통령의 말이 와전됐다고 설득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신문은 국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 “파월 장관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강하지만 외교정책을 성안하지도 못하면서 장관 자리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중도 사임은 백악관으로서는 재난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그가 행정부를 떠날 경우 정부 불만세력의 강력한 중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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