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족이 마루타?…돈주고 신약 인체실험 물의

  • 입력 2002년 6월 16일 23시 15분


호주의 한 다국적 제약회사가 주머니 사정이 궁한 배낭족들을 대상으로1인당 최고 2000호주달러(약 137만원)를 주고 신약품 인체실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시드니 모닝헤럴드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글랙소스미드클라인이라는 제약회사가 천식 파킨슨병 등 다양한 질병 치료용 신약 실험을 위해 배낭족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TNT 매거진’이나 일간지에 정기적으로 모집광고를 싣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9월 TNT 매거진 광고를 보고 항생제 실험의 대상이 됐던 영국인 배낭족 스티브 히키(26)는 “실험에 참가한 12명 중 8명이 배낭족이었다”며 “제약회사는 배낭족들이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배낭족들이 기꺼이 실험에 응하고 있는 데 대해 “이들은 젊고 낙천적이어서 몸 속에 들어간 약물이 10년 후에 일으킬 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州) 의회의 캐머린 머피 의원은 “신약 실험 수년 후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글랙소스미드클라인의 대변인은 약물 실험이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의학 전문가들이 설정한 기준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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