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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19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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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소수민족을 제외하고 전 인구의 92%를 차지하는 한(漢)족은 자녀를 한 명밖에 가질 수 없다. 정말 금쪽같이 귀한 자손이다. 그 아이는 원하는 것이면 거의 다 가질 수 있고 가정에서는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의 ‘팬’에 둘러싸여 공주와 왕자처럼 대우받으며 중고교를 거쳐 대학에 입학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집안 일은 배울 새가 전혀 없고 사회봉사 같은 일은 생각조차 못하게 된다.
▷한국 아이 못지 않게 시달리는 중국 아이들을 보니 똑같이 마음이 아프다. 초등학교부터 좋은 학교를 나와야 상급학교에 갈 수 있다니…. 베이징대나 칭화대 같은 일류대학에 가려면 유치원 때부터 과외를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한국과 비슷하다. 아직도 내 귀를 의심하지만 한국의 어느 소아과 의사의 말에 의하면 요즘 젊은 엄마 중에는 돌이 갓 지난 아이를 영어와 음악을 들려주는 학원에 매주 두 차례 데리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 정도니 부모 욕심 때문에 아이들에게서 아이다움이 사라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일 게다.
▷뭐니뭐니해도 교육은 중요하다. 학교교육보다 중요한 것이 가정교육이고 수동적인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능동적인 학구열이다. 그러나 나비 따라 들로, 개구리 따라 개천으로 뛰어 다닐 나이의 아이들이 컴퓨터게임처럼 프로그램이 되어 움직인다는 것은 너무 애석하지 않은가. 한국이나 중국이나 그렇게 여러 가지 과외를 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학교는 아예 다니지 않게 해 줄 수는 없을까.
홍연숙 객원논설위원 한양대 명예교수·영문학
yshong333@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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