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도청기”中군부 휴대금지령

  • 입력 2002년 5월 16일 16시 18분


중국 군부에 ‘휴대전화 비상령’이 내려졌다.

중국 국방보(國防報)는 16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이달 초 서명한 ‘중국인민해방군 복무조례(內務條令)’에서 “작전실, 정보실, 기밀실, 회의실, 통신시설, 군용기 및 군함, 보급시설, 미사일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휴대하는 것조차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또 유선통신 시설이 있는 곳에서 휴대전화로 업무를 보거나 기밀에 저촉되는 사항을 통화할 경우 엄중 처벌토록 했다.

중국 군부의 이 같은 조치는 자국 군사기밀이 서방 정보당국, 특히 미국의 정찰위성을 통해 광범위하게 수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보는 ‘휴대전화는 도청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중국의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1억6000만명에 이르는 등 휴대전화 사용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를 통해 국가의 군사, 경제, 외교관련 정보가 무방비로 흘러나가는 폐해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국가안보국(NSA)에서 운용하는 통신감청망 ‘에셜론’은 120여개의 정찰위성을 통해 전 세계의 정치 경제 군사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NSA의 감청위성 ‘오리온’은 24시간 태평양 상공에 머물며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주요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특히 휴대전화는 △대기상태에서도 이동통신망과 끊임없이 신호를 교환하면서 전자주파수를 발산하므로 쉽게 위치를 감시, 추적할 수 있고 △휴대전화를 꺼두더라도 간단한 전자조작 신호를 통해 사용자 모르게 휴대전화를 개통해 휴대전화에 기록된 통화 내용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 심지어 휴대전화 제조과정에서 비밀칩을 삽입해 통화시 자동적으로 그 내용을 감청위성에 전달토록 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