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역사적 쿠바 방문…카스트로 집권후 美대통령 최초

  • 입력 2002년 5월 13일 17시 51분


카터 美 前대통령(오른쪽)이 쿠바 아바나공항에 도착해 환영 나온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카터 美 前대통령(오른쪽)이 쿠바 아바나공항에 도착해 환영 나온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43년 전 피델 카스트로 쿠바국가평의회 의장 집권 이래 전직 또는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2일 아바나에 도착해 ‘역사적인’ 쿠바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BBC 등 외신들은 카터 전 대통령이 비록 카스트로 의장의 초청에 따라 개인 자격으로 쿠바를 방문하고 있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악화되고 있는 미-쿠바 관계에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이날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개인 비행기로 아바나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카스트로 의장과 악수를 나눴다. 카스트로 의장은 환영사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쿠바 내 인권운동가들을 포함해 누구와 만나 얘기할 수 있으며 생물무기 개발 의혹을 사고 있는 과학연구소 등 어느 곳이든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양국이 인권 등의 문제에 이견이 있긴 하지만 협력을 통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방문 중에 ‘평화 인권 민주주의 및 고통의 경감’이라는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카스트로 의장과 두 차례 만찬과 국립 아바나대에서의 연설, 반정부단체 지도자들과의 만담 등 닷새 동안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미국 재계와 농축산업계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쿠바의 시장에 군침을 흘리며 40년 동안의 대(對)쿠바 금수조치 해제를 요구해 온 만큼 카터 전 대통령이 이번 방문 동안 무역 재개에 대한 목소리를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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