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결합’ AOL 타임워너 제 갈길로?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13분


온·오프라인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평가 속에 지난해 합병한 아메리카온라인(AOL) 타임워너가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은 AOL 타임워너가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AOL 사업부문을 ‘분사(Spin off)’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현재 AOL 타임워너의 주가는 9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주당 19달러 수준으로 합병 당시보다 58% 하락했다. 월가 분석가들은 AOL 타임워너에서 AOL이 떨어져 나갈 경우 타임워너의 주가가 주당 3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분사한 AOL의 주가는 주당 3∼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1월 1060억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이 성사됐을 당시 타임워너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가 예상됐던 세계 1위의 인터넷업체 AOL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광고와 가입료 수입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

지난해 4·4분기 7% 하락했던 AOL의 광고수입은 올 1·4분기 25% 더 떨어져 5억3500만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OL은 또 올 1·4분기 97만명의 신규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그쳐 지난해 4·4분기보다 50%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AOL이 미국을 휩쓸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열풍에서 뒤처져 있다는 점도 실적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3320만명에 이르는 AOL 가입자의 99%는 월 23.90달러를 내고 전화선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그러나 AOL보다 최고 25배 빠른 접속 속도를 자랑하는 초고속 케이블 서비스가 크게 늘어나면서 AOL의 전화선 접속은 가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 그동안 월 45달러 수준이었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격이 최근 월 26.95달러까지 낮아지면서 AOL은 가격경쟁력조차 상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전략에 대한 AOL 경영진 내부의 불화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회장인 스티브 케이스는 AOL이 쌍방향 TV 등 차세대 디지털 사업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리처드 파슨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의 인터넷 접속사업 비중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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