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팔 지역서 철군안해”

  • 입력 2002년 4월 11일 18시 19분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을 하루 앞둔 10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리스트들이 모두 항복할 때까지 팔레스타인에서 철군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월 장관의 방문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스라엘군은 11일 새벽까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점령한 팔레스타인 마을 가운데 24개 마을에서 철수했지만 베르자이트와 다하리야 등 3개 마을을 새로 침공했다. 이스라엘군은 라말라, 나블루스, 예닌, 베들레헴 등 4개 주요 도시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

샤론 총리는 이날 텔아비브에서 경찰들과 만나 “테러리스트들이 항복할 때까지 요르단강 서안의 4개 도시에서 철군하지 않겠다고 미국측에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예닌의 군 전투지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이 완전히 분쇄될까지 군대를 요르단강 서안에서 철수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은 “군사 작전은 2∼3주 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하루 팔레스타인인 2107명을 추가 검거, 체포자수가 40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유럽의회는 팔레스타인 침공과 관련,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은 국제법과 인도주의법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에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체택했다. 결의안은 또 95년 11월 체결된 EU-이스라엘 협력협정을 일시 중단할 것과 이-팔 양국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도 촉구했다.

파월 장관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중단 요구 거부에도 불구하고 “내 평화유지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고, 샤론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을 각각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과 아라파트 수반 간의 회담은 13일 아라파트 수반이 억류돼 있는 라말라의 아라파트 집무실에서 열릴 예정이나 샤론 총리는 두 사람이 만날 경우 ‘비극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외신종합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