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30일간 석유수출 중단”

  • 입력 2002년 4월 8일 22시 48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8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사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날부터 30일간 석유 수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TV 방송에 출연해 “이라크 국민의 이름으로 터키 항구와 남부 지역으로 수송되는 석유 수출을 30일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라크 석유장관은 국제표준시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걸프만 미나 알 바카르 기지와 터키의 항구도시 체이한을 통한 석유 수출을 중단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30일 내에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무조건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과 아랍국가들의 뜻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라크가 석유 수출 중단을 발표한 직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27달러대로 뛰어오르면서 폭등세를 나타냈다. 런던 석유시장에서는 5일 배럴당 25.90달러에 마감됐던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이 배럴당 27.35달러로 치솟았다.

유엔 감시하에 석유를 수출하고 있는 이라크는 최근 수출량을 계속 늘려 지난 주에는 1650만 배럴을 수출했다. 이로 인한 수입도 지난 주 3억7500만달러(약 4500억원)로 늘어났다. 이라크가 생산하는 석유 중 50만 배럴이 매일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CNN방송은 “후세인 대통령이 석유금수 조치를 통해 스스로를 팔레스타인을 가장 걱정하는 지도자로 자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랍국가들은 정부 수입의 3분의 2를 석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금수조치를 고려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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