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中 2년전 인간배아 복제” 보도

  • 입력 2002년 3월 6일 17시 50분


《인간배아복제기술을 둘러싼 국제적인 경쟁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샹야 의대 연구팀이 지난 2년여간 의학 연구 목적으로 수십개의 인간배아를 복제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주장이 아직 국제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나 이 팀에 대해 알고 있는 미국 학자들은 신빙성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의 주장대로라면 지난해 11월 25일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를 복제했다고 발표한 미국의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사보다 훨씬 앞서는 것으로 중국의 생명공학이 세계 첨단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인간배아 복제 관련 일지
2000. 4.영국, 인간배아 복제 허용 논란
2001. 5.한국, 인간배아 복제 금지. 치료목적 연구만 허용.
2001. 8한국,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지원 결정
2001.10.미국, 영장류 배아복제 성공
2001.11.미국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 인간배아 복제 첫 성공
2001.11.미 하원, 인간 및 인간배아 복제

실험금지법 통과

2001.12.한국, 미국 이어 생쥐세포 없이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
2002. 3.영국, 인간 줄기세포 연구 허용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루광슈 교수는 “99년 성인의 세포에서 뽑아낸 DNA를 인간의 난자에 주입, 인간배아를 복제한 이후 2000년 후난대학의 게시판에 짤막하게 실험 결과를 고지했지만 관심을 끌고 싶지 않아 국제학계에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아복제는 인간의 장기나 조직 혈액 신경 등으로 분화하는 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구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렸듯이 생명공학에서 최고의 지위를 점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배아복제는 배아가 수정된 순간 생명체로 분류할 수 있으나 수정 14일 뒤 줄기세포를 추출하고는 폐기처분되기 때문에 생명을 파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은 상원이 다음달 초 인간복제는 물론 의학연구 목적의 배아복제도 금지하는 법안을 표결한다. 하원은 ACT사가 배아복제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서둘러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유엔을 통해 국제적인 배아복제 금지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1일 인간배아 실험을 처음으로 허용하는 등 복제연구에서 앞서나가자 미국에서는 윤리에 얽매여 생명공학에서 뒤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일 지난해 가을 케임브리지대로 자리를 옮긴 로저 페더슨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뒤를 따라 미국의 유수한 생명공학자들이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찾아 영국으로 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 생명공학 회사들도 상원이 배아복제 실험을 중단하는 법안을 가결할 경우 대거 영국으로 이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폴 버그 스탠퍼드대 교수는 “중국이 신을 믿지 않는 악의 제국이기 때문에 인간배아를 맘대로 복제하고 있다고 비난만 하다가는 경쟁에서 낙오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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