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팔 난민캠프 대규모공격 140여명 사상

  • 입력 2002년 3월 1일 10시 20분


이스라엘군이 2월 28일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공격해 팔레스타인인 12명 등 13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부상하는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민병대 지도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보복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구체화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안보회담과 국제사회의 지지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중동평화중재안에 암운이 드리워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탱크와 헬리콥터의 엄호 아래 요르단강 서안의 발라타 및 제닌 등 난민촌 2개소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 팔레스타인인 12명과 이스라엘인 1명 등 모두 13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부상했다고 병원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직접 공격한 것은 1년5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들 발라타 난민촌 등에는 모두 2만명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이날 발라타 등 수용소 진입로를 모두 봉쇄하고 전략적 가치가 있는 주변의 9개 건물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측은 발라타, 제닌 난민촌이 팔레스타인 민병대의 거점이라고 주장하면서 "테러범에게는 숨을 곳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또 제닌 난민촌에 대해서도 탱크를 앞세워 3개 방면에서 공격, 팔레스타인측과 교전했으며 이 과정에서 10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 경찰관 및 민간인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측이 전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자문관인 아흐메드 압델 라흐만은 이스라엘이 평화에 대한 희망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이스라엘이 이들 수용소를 민병대 거점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의 점령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자신과 조국을 방어하지 못하도록 막을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발라타 지역의 민병대 지휘관인 나세르 아와이스는 이날 "이스라엘군은 우리의 시체들을 넘어서지 않고는 수용소내로 진입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천명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양측간 안보회담이 재개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양측은 지난달 26일 안보회담을 재개했으며 28일에도 가자지구에 모여 상황을 논의했다.

한편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우리는 민간인들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모든 조치가 이뤄져야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스라엘측의 최대한 자제를 촉구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