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MD뚫는 ‘둥펑’ 미사일 곧 개발”

  • 입력 2002년 2월 13일 23시 17분


중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움직임에 대비해 다탄두(多彈頭)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군사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러시아 미국 영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기술에 필적하는 다탄두 대륙간탄도탄(ICBM) 개발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사거리 8000㎞로 미 서부지역까지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는 ‘둥펑(東風) 31’ 미사일에 우주에서 12개 이상으로 분리되는 탄두, 즉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미사일(MIRV)을 장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MD 구축으로 무력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국의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은 20기 정도에 불과한 데다 단탄두여서 미국이 MD를 구축하게 되면 사실상 공격 능력을 잃게 된다.

중국은 최근 몇 주 동안 MIRV 실험의 강도를 높여 왔는데 이달 초 일본 언론도 중국의 미사일이 시험발사에서 탄도의 절반을 비행한 뒤 각개 탄두가 나눠지는 게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이 다탄두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경우 아시아에서의 힘의 균형을 바꾸게 될 것으로 미 군사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덧붙였다.

중국은 이와 함께 둥펑 31을 개량해 잠수함에서 발사가 가능하도록 한 ‘쥐랑(巨浪) 2호’와 사거리를 1만2800㎞로 크게 늘려 미 본토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는 ‘둥펑 41호’를 개발하는 등 미사일 전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의 MIRV 개발 문제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다음주 베이징을 방문할 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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