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中 “위안貨 평가절하 검토”

  • 입력 2002년 2월 5일 11시 41분


일본 엔화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의 리짜오항(李早航) 부행장이 4일 위안화 가치절하 불가피론을 제기해 주목받고 있다.

리 부행장은 이날 중국 관영 경제일보에 실린 기고문에서 지난주 달러당 엔화가 30여개월 만에 최저인 135엔까지 추락한 점을 지적하며 “엔화 약세가 거듭될 경우 중국 통화당국은 사실상 고정환율제로 운용되는 현 통화체제를 변경하고 필요시 적정 수준의 위안화 절하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고위 금융당국자가 일본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에 우려를 표명하며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다이샹룽(戴相龍) 인민은행장 등 중국 지도부는 “중국은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리 부행장은 또 “엔화 평가절하의 배후에는 일본의 장기적이고 강렬한 경제적 음모가 있다”면서 “엔화 평가절하로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외부공간을 없애 중국 경제성장의 내부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엔화 절하는 △9·11 테러로 미국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수출 증대를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고 △올해 본격 도입된 유럽 단일통화인 유러화에 대응하며 △중국의 지속적인 7%대 고도성장을 저해하는 등 세 가지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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