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세계 테러망 산산조각 낼 것”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7시 58분


미국이 확전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격대상으로 이라크에 이어 소말리아가 집중 거론되고 있다. 또 알 카에다 조직망을 겨냥한 ‘송곳 공격’ 대상으로는 수단 예멘 등이 과녁으로 떠오르고 있다.

▼확전 첫 타깃 소말리아▼

최근 소말리아가 가장 유력한 대상국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테러범들이 이곳의 비밀캠프에서 ‘양산’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

미국은 알 카에다의 외곽조직인 ‘알 이티하드’가 10년 간의 내전을 틈타 곳곳에서 이슬람 전사들을 키워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알 이티하드는 미국의 국제테러 관련 조직 명단에 올라있다.

알 이티하드는 91년 독재자 모하메드 시아드 바르가 축출된 뒤 10년 동안 계속된 군벌들간의 내전의 틈을 타 세력을 확대해 왔다.

살라트 하산 대통령이 과도국민정부를 이끌고 있으나 군벌들 때문에 유명무실한 상태다.

미 국무부의 월터 칸슈타이너 아프리카담당 차관보는 “소말리아에는 강력한 중앙정부가 없어 테러리스트들에게 매력적인 기지가 되고 있다”며 “과도국민정부 내 인사들이 알 이티하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공격을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미군 관계자들은 9일 소말리아 반군 ‘라한웨인 저항군(RRA)’ 지도부와 만나 비밀캠프의 위치 등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밀 훈련캠프들이 케냐 접경지역의 오지에 산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 자국과 동맹국 함선들을 대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말리아 과도정부의 하산 압시르 파라 총리는 “소말리아에는 테러캠프가 없으며 소말리아를 공격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992년 구호물자 수송을 위해 소말리아에 병력을 파견했던 미국은 다음해 병사 18명이 살해된 뒤 철수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윤양섭기자·외신종합연합>lailai@donga.com

▼또다른 과녁 예멘… 수단…▼

▽예멘〓미국이 공격에 나설 경우 예멘은 전면전이 아니라 테러캠프나 시설 등 특정한 목표물을 겨냥한 ‘송곳 공격’의 과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멘에서는 미 전함 ‘USS 콜호’ 폭파 등 미국을 겨냥한 3건의 테러사건이 발생했고 알 카에다에 자금을 대는 기업체도 포착됐다. 예멘은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가 태어난 곳으로 알 카에다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 공격대상 시설로는 이슬람 전사들을 양성하는 아덴 이슬람군 캠프가 있다.

친미 성향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테러조직을 부수기 위해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

▽수단〓수단은 한때 빈 라덴이 은신했던 곳으로 98년에는 미 대사관 폭파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은 보복으로 알 카에다의 생화학무기 공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폭격했다. 그러나 그곳은 제약공장이었다. 수단은 빈 라덴이 탈출할 경우 은신처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곳이다.

예멘과 마찬가지로 ‘송곳 공격’의 과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와 북한〓알 카에다와 관련된 나라라기보다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국.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 나라는 군사력이 강해 전면전까지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등은 다음 목표로 이라크와 북한을 동시에 상정해놓고 있으며 국제적인 무기사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타 국가들〓미국인 인질을 납치한 전력이 있는 필리핀 남부의 이슬람 반군 아부사야프 근거지, 알 카에다 훈련캠프가 있는 인도네시아의 아체지역, 이슬람 과격단체들에 자금을 제공한다는 우루과이-파라과이 접경지역 등도 있다.

<윤양섭기자·외신종합연합>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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