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학자 서울大에 소장도서 기증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7시 43분


한일 역사연구의 가교 구실을 해온 한 일본 교육학자의 유족이 고인의 소장 도서를 서울대에 기증키로 해 화제다.

서울대는 8월 사망한 오자와 유사쿠(小澤有作·1932∼2001) 전 도쿄도립대 명예교수의 소장도서 5만권을 기증 받기 위해 최근 일본에서 유족과 기증식을 가졌다고 12일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뇌중풍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뜬 오자와 전 명예교수의 유족들이 가족회의를 거쳐 ‘왜곡된 한일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일부 보수 일본 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서 기증을 결심했다는 것.

도쿄대 교육학부를 졸업한 오자와 전 명예교수는 한국의 식민지 교육과 조선인 강제징용, 재일동포 문제, 남북교류 등 한일 현대사를 연구해온 거목으로 식민지교육사연구회 등을 이끌며 한일간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불거졌던 올 초에는 일본 내 다른 학자들과 함께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대가 기증 받기로 한 5만권 중에는 오자와 전 명예교수의 대표적 저서인 ‘조선인의 민족교육’과 ‘조선인 일본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 등 역사 관련 책자와 희귀 자료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책을 기증 받으면 중앙도서관에 ‘오자와 서고’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원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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