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대 에너지기업 엔론 파산신청

  • 입력 2001년 12월 4일 01시 07분


지난해 100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던 미국 최대 에너지기업 엔론이 2일 법원에 파산 신청을 제출함으로써 세계 에너지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은 뉴욕남부 지방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한 뒤 “북미영업을 계속하면서 채권단과 부채상환 일정 재조정 협상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산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엔론은 법원 관리 아래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490억달러의 자산을 보전하게 되며 160억달러의 부채상환 의무에서도 일시적으로 벗어나게 된다.

지난달 중순 3·4분기 순익 급락을 발표하면서 표면화된 엔론의 자금난은 지난달 말 경쟁업체 다이너지가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가속화됐다. 다이너지는 130억달러의 부채를 짊어지는 조건으로 엔론을 100억달러에 인수하려 했으나 신용평가회사들이 엔론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급격히 내리자 막판에 인수를 포기했다.

다이너지의 인수포기 발표 이후 지난해 8월 주당 90달러까지 올랐던 엔론의 주가는 지난달 30일 주당 26센트까지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에너지가격 하락, 무모한 사업 확충, 회계분식을 통한 순익 부풀리기 등이 엔론의 파산을 몰고 왔다”면서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엔론의 회생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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