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시대 다시 오나… 경기침체-항공수요 감소여파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45분


‘제2의 유가전쟁’이 일어날 것인가.

미국 테러참사로 인한 경기 침체와 항공수요 감소 등으로 기름값이 계속 떨어지자 1986년 때와 같은 유가전쟁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유가 분석가들은 13일 유가폭락과 공급과잉,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산유국간의 경쟁이 15년 전 상황과 너무나 닮았다고 말한다.

86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유가 급락세를 멈추기 위해 산유량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비회원국들이 이에 협조하지 않자 생산시설을 풀 가동해 가격전쟁을 벌였다. 결국 배럴당 8달러까지 유가가 폭락하자 비회원국들도 감산정책을 따랐다.

OPEC는 이번에도 유가가 두 달 새 25%나 폭락하자 감산정책에 나섰지만 비회원국들의 태도는 지극히 소극적이다.

석유 전문 주간 페트로스트래티지스의 피에르 테르지안 사장은 “OPEC 회원국이 아닌 산유국들은 목에 칼을 들이대야만 반응한다”고 말했고, 영국 GNI리서치 분석가인 로런스 이글스는 “비회원국들을 한배에 태우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아무도 원치 않는 가격전쟁뿐”이라고 우려했다.

카타르의 압둘라 알 아티야 석유장관은 “비회원국들이 OPEC를 유가전쟁으로 몰아가 산유국 전체에 재앙이 오는 사태가 일어날까 두렵다”고 말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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