司正 칼빼든 푸틴… 집권 2년째 맞아 舊세력 제거나서

  • 입력 2001년 11월 8일 18시 43분


러시아에 ‘사정(司正)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집권 2년째를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검찰과 감사원을 동원, 각 부처와 국영기업 등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와 감사를 시작했다.

7, 8명의 현직 각료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대거 수사 대상에 포함돼 부패척결뿐만 아니라 구(舊) 집권세력을 제거하고 권력기반을 굳히기 위한 의도라는 정치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수사를 받고 있는 주요 인사는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의 연결사업을 지휘해온 니콜라이 악쇼넨코 철도부 장관과 여당인 통합당 지도자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부 장관, 예브게니 나즈드라첸코 국가어업위원장 등이다.

공금유용과 탈세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가 시작되자 모두 휴가를 핑계로 모습을 감췄다. 이 때문에 ‘꽁치사태’ 협의차 러시아를 방문했던 한국 국회의원 일행은 나즈드라첸코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국가관세위원회 언론부 국가자원부 등에 대한 감사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옐친 시대의 막후 실력자로 그동안 프랑스에 망명 중이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로고바스그룹 총수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현지 언론은 7일 “아나톨리 추바이스 국영전기공사(UES) 사장 등 푸틴 대통령의 집권에 도움을 줬던 인물들까지 사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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