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美공항… 무기소지자 검색 무사통과

  • 입력 2001년 11월 6일 19시 04분


‘9·11’ 테러 이후 미국 공항의 보안검색이 크게 강화됐지만 여전히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칼 등 무기를 갖고 비행기에 타려던 네팔인 수바시 구룽(27)을 4일 체포했다. 그는 전날 칼 9자루와 최루탄 가스통, 진압용 충격총 등을 휴대하고 네브라스카주 오마하행 유나이티드항공 비행기를 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공항의 엑스레이 검색대 등을 그대로 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색을 담당한 아겐브라이트 보안회사 직원들은 그의 재킷에서 칼 2자루가 있는 것을 발견해 압수했으나 휴대용 가방에 들어 있던 다른 무기들은 발견하지 못한 채 그가 비행기를 타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탑승구에서 마지막으로 휴대용 수화물들을 검사하던 유나이티드항공 직원들이 그의 가방에서 무기들을 발견한 것. 그는 경찰 조사를 받고 일단 풀려난 뒤 다음날 짐을 찾으러 공항에 왔다가 FBI에 체포됐다. 그는 “무기들은 호신용이며 이것들을 휴대 화물에 집어넣은 것은 실수”라고 진술했다. FBI는 검색 관계자들을 상대로 보안에 구멍이 뚫린 경위를 수사 중이나 이번 사건이 테러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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