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동굴 거대한 ‘거미줄網’ 연결

  • 입력 2001년 10월 30일 23시 20분


미국이 20일 이상 공습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별 타격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군인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많은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국토의 80%에 이르는 산악지대에 수많은 동굴을 파고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11월 5일자)의 한 기자가 둘러본 탈레반의 동굴은 이렇다. 동굴들은 서로 연결돼 하나의 커다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입구를 들어서기 전엔 조심해야 한다. 입구 바닥에 부비트랩이나 지뢰 등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길이 9m에 폭 3.6m 정도의 넓은 공간이 나온다. 바닥으로부터의 한기를 막기 위해 여러 개의 매트가 깔려 있다. 방의 한쪽 구석에는 대전차용 미사일과 AK47 소총 등 무기들이 쌓여 있다. 동굴 속은 어둡지 않다. 바닥에 놓인 여러 개의 등불이 어둠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굴 안에는 연기가 거의 나지 않는 화로가 놓여 있다. 이 동굴은 한쪽 벽에 뚫린 통로를 통해 다른 방이나 다른 동굴로 이어진다.

오사마 빈 라덴이 사용하는 동굴은 기존의 동굴을 개조해서 훨씬 복잡한 구조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입구는 군 차량이나 탱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동굴 안쪽에는 탱크와 중장비 등을 저장할 수 있는 큰 공간과 소형 화기를 저장하는 창고가 있다. 창고 천장에는 한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좁은 비상 탈출로가 뚫려 있다.

입구에서 창고로 가는 통로 중간에 방송 시설이 설치된 방송실이 있으며 제2의 입구로 이어지는 통로가 나있다. 방송실에는 전력 공급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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