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Q&A]호흡기 통해 감염땐 치사율 90%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8시 46분


테러 응징 공격에 나선 미국에서 ‘정체불명의 흰색 가루’를 접촉한 사람들 사이에 탄저균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미국민들이 생화학 테러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탄저균 공포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흰색 가루에 대한 오인 신고가 잇따르는 등 전 세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탄저균에 대한 의문을 문답으로 정리해본다.

-탄저균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자연에서는 흙 속에 포자(胞子·두껍고 튼튼한 껍질에 싸여있는 박테리아 세포) 형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양이나 소 등 채식성 동물이 주로 탄저병에 걸린다. 일반적인 실험실 장비로 대량 배양이 가능해 강력한 생물무기로 사용될 수도 있다.”

-사람은 어떻게 탄저균에 감염되는가.

“탄저균 감염 경로는 3가지. 탄저균을 접촉하면 상처난 피부를 통해서, 공중에 떠다니는 탄저균을 들이마시면 호흡기를 통해서,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덜 익혀서 먹으면 소화기를 통해서 감염된다.”

▼한번에 도시전체 감염될수도▼

-왜 ‘흰색 가루’인가.

“배양된 탄저균을 건조해 포자 상태로 만들면 흰색 또는 베이지색 가루가 된다. 요즘 사례에서 보듯이 작은 봉투에 이 흰색 가루를 넣어 우편물로 보내면 소수의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흰색 가루에 화학물질을 섞어 액체상태로 만들어 비행기로 살포하면 도시 전체가 감염될 수도 있다.”

-미국이 테러로 추정하는 이유는….

“아직 뚜렷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20세기를 통틀어 탄저균에 감염된 환자는 18명에 불과하며 마지막으로 환자가 발생한 것은 1976년이었다. 25년 만에 감염자들이 속출하는 것을 자연발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탄저균은 생물무기로 얼마나 위험한가.

“탄저균을 공기 중에 살포할 경우 무색무취해 감염된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탄저균 포자는 실외에서 공기 중에 살포하면 24시간 동안 살 수 있고 실내에서 뿌리면 그보다 조금 오래 살 수 있다. 흙 속에서는 100년 가까이 존재할 수 있다.”

▼공기중 살포땐 무색무취▼

-탄저균은 사람에게 얼마나 치명적인가.

“가장 치명적인 경우는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치사율은 호흡기 감염은 90%, 소화기 감염은 25∼60%, 피부 감염은 약 20%이다. 탄저균 감염은 7∼10일 정도가 지나면 증상이 시작된다. 초기 증상이 열이 오르고 기침이 나며 피로감이 몰려오는 등 감기와 비슷해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60일 정도가 지나면 피부 탈색, 호흡 곤란 등 증상이 심해지며 이내 사망에 이른다.”

-전염도 되는가.

“안 된다. 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염시키지는 않는다.”

-치료 방법은….

“페니실린, 시프로 등 항생제를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미국은 현재 약 200만명을 치료할 수 있는 양의 항생제를 보유하고 있다.”

▼전염안돼-항생제 치료 가능▼

-예방접종을 위한 백신은 없나.

“미국 정부로부터 백신제조 허가를 받은 유일한 업체인 바이오포트사가 몇 년 전 식품의약국(FDA)의 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백신 제조를 완전히 중단했다. 지금은 미군만이 소량의 백신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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