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반테러전쟁 지지 아랍국 공격은 반대”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30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아랍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외무장관이 9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난 데 이어 10일에는 57개 이슬람 국가 대표들이 같은 장소에서 이슬람권의 유엔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슬람회의기구(OIC) 모임을 가졌다.

9일 회의에서 외무장관들은 ‘어떤 아랍국가에 대한 공격도 반대한다’는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는 미국의 대 테러 전쟁이 아프가니스탄 이외의 다른 이슬람권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참석 장관들은 그러나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국제적 투쟁을 지지하며 테러리즘과 이슬람의 연계를 부인한다’고 밝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 및 오사마 빈 라덴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회의가 끝난 뒤 “테러를 이슬람에 연결시키려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면서 “테러리즘과의 싸움은 유엔이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익명을 전제로 참석국 사이에 견해차가 해소되지 않아 완전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OIC 회의에서도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관련한 성명이 채택될 예정이다.

이날 이집트에서는 대학생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면서 반미 시위를 벌였으며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에서도 1만5000명의 시위대가 모여 반미 구호를 외쳤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는 반미 시위로 2명이 숨지고 76명의 부상자가 발생,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수단에서도 이슬람교도들의 반미 시위가 이어졌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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