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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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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비용은 얼마〓지난달 16일 미 의회는 피해복구와 대(對)테러 전쟁비용으로 400억달러의 긴급예산 지출을 승인했다. 이 중 절반인 200억달러는 전쟁 비용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한달 정도 계속될 경우 전비는 걸프전 당시 720억달러의 3분의 2 수준인 5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대규모 병력이 투입됐던 걸프전과 달리 지상군 수만명과 항공기 500여대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어서 초기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 다만 테러조직 섬멸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년이 걸릴지 모르는 데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구호지원금까지 합칠 경우 총비용은 1000억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8일 분석했다.
▽전비 조달은 어떻게〓걸프전에 소요된 비용 720억달러 중 미국의 부담금은 200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나머지 500억달러 이상은 동맹국들이 부담했다. 한국도 5억달러 상당을 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유럽과 일본이 선뜻 경비를 내놓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걸프전 당시 300억달러 이상을 내놓았던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들마저 적극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한 실정. 따라서 미국의 자체부담금을 늘릴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대안은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
그러나 미 행정부의 고민은 재정이 바닥상태여서 재정지출을 늘리는 방안도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재정은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9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가 사회보장과 의료보험을 위해 따로 배정했던 잉여금을 전비로 전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나 민주당의 반대가 예상돼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고문을 역임했던 로라 타이슨 버클리대 경영대학원장은 “부시 행정부는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감세정책을 철회해 재정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