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공습 피해상황]공항-관제탑등 대공망 주로 파괴

  • 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49분


미국이 이틀 연속 융단폭격을 가함으로써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피해는 얼마나 될까.

미국 국방부는 “아직 피해상황을 집계하기에 이르다”며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일부 피해상황이 현지 통신이나 주변국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실상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8일 밤부터 9일 아침까지 이어진 둘째날 공습은 첫날 공습과 마찬가지로 수도 카불과 칸다하르 잘랄라바드 등의 공항과 TV 송신탑 등 대공망 및 통신망 파괴에 초점이 맞춰졌다. 미 국방부측은 둘째날 공습에 B1, B2 등 10대의 장거리 폭격기와 10대의 전폭기, 15기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동원돼 첫날보다는 소규모였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이슬람통신(AIP)은 카불 공항과 TV 중계탑이 위치한 동부지역에 3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있었으며 카불 시내 400병상 규모의 한 병원 근처와 카불공항 인근에 폭탄 한발이 각각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이란 관영 IRNA통신은 8일 공습으로 탈레반의 공군사령관 아크타르 모하마드 만수르가 사망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같은 공습으로 탈레반의 또 다른 고위 장성인 낭가하르 제1대대 사령관 우마르 아타이에 장군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측은 이같은 내용을 부인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둘째날 1차 공습에서 최소 30명의 아프간인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카불시내 2차 공습에선 유엔의 지뢰제거 작업에 참여중인 현지인 직원 4명이 숨지고 칸다하르에선 1명의 민간인이 희생됐음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7일밤 이뤄진 세차례의 폭격에선 1군단이 주둔한 카불과 2군단의 주둔지인 남부의 칸다하르 그리고 동부 국경도시 잘랄라바드, 북부의 쿤두즈, 마자르이샤리프와 서부의 헤라트, 신단드 등 7개 군사거점의 31개 목표물 파괴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공습에선 제공권 장악을 위해 특히 공항과 레이더망, 항공기, 항공유저장소 등 주로 대공망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제프 훈 국방장관은 첫날 공습에서 30개의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측은 이와 관련해 첫날 공습이 주로 방공망 파괴에 초점이 맞춰진 바람에 탈레반의 북부전선 지상군기지에는 폭격이 가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7일 첫날 공습으로 20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이다 기지의 피해상황에 대해선 구체적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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