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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5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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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지는 4일 “부시 대통령의 외교적 능력을 얕잡아 보던 유럽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그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몇 주전까지만 해도 미사일방어(MD) 체제 강행 등 일방적인 군사 정책을 추진하고 국제조약도 함부로 폐기하는 등 ‘권총 찬 카우보이’ 같았던 부시 대통령이 침착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는 것.
신문은 유럽의 군사외교전문가들이 부시 대통령의 냉정하고 노련한 대응에 대해 “저만큼 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대 이상이라는 점수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내에서도 지난달 11일 테러참사 이후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거의 항상 90%를 유지할 정도로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대선에서 맞붙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측근들조차 “부시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
미 NBC방송의 뉴스분석가이자 뉴스위크지 정치부 수석기자인 하워드 파인먼은 최근 논평에서 “부시 대통령이 대테러 전쟁을 추진하면서 민주당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보수강경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즉각 군사행동에 돌입하지 않고 제반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는 등 신중한 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고어가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면 이 같은 지연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파인먼씨는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노련하고 능력있는 핵심 참모들이 많다는 것도 부시 대통령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