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활동방식 냉전시대로 회귀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44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이번 테러 사건 이후 과거 냉전시대처럼 스파이를 통한 인적 정보수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5일 보도했다.

조지 테닛 CIA 국장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북부동맹측과 접촉하고 있으며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이 뻗쳐있는 중동과 서남아 지역에 첩보요원을 새로 배치하고 있다고 지난 주 의회에 보고했다.

그동안 인공위성과 원격 도청장비 등을 중시해온 CIA가 전통적인 현장 중심 첩보수집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 것.

테러 사건 발생 후 미 정부가 비상대책기금으로 CIA에 제공한 11억5000만달러는 사람을 활용한 정보 수집망 구축에 대부분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CIA 첩보요원의 숫자가 과거에 비해 훨씬 줄어든 데다 특정 지역 언어와 지리 등에 능통한 전문가가 부족한 데 따른 문제점이 이번 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

미 정부는 또 70년대 CIA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암살 공작을 전개한 사실이 의회 청문회에서 밝혀진 뒤 CIA의 외국인 암살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도 재검토하고 있어 CIA의 활동방식이 냉전시대로 돌아갈 공산이 커 보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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