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결사항전"…민간인에 소총등 무기 지급 소문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54분


미군이 대대적인 공격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도 물러서지 않고 미국에 대한 결사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대변인은 22일 “북부 사만간 지방에서 러시아제 대공화기를 이용해 국적 불명의 무인정찰기 1대를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이 정찰기는 미군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와킬 아흐메드 무타와켈 탈레반 외무장관은 “미군이 공격해오면 우리는 성전(聖戰)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전역의 무기고에서 수천 정의 AK47 소총이 이미 민간인들에게 지급됐으며 특히 남부 지방에 무기 배급이 집중되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도 파키스탄에 나돌고 있다.

지난주부터 대공포 등의 무기와 민병대를 파키스탄 접경지역으로 대거 배치하기 시작한 탈레반은 인도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을 도와 싸우고 있던 탈레반 전사 수천명에게 긴급 복귀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사마 빈 라덴의 추종세력 5000명도 아프가니스탄 남부 동굴기지에 은신한 채 대미(對美)항전을 준비 중이라고 영국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 교도통신은 22일 미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오마르와 고위 지도자들이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본거지인 칸다하르를 떠나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파키스탄으로 잠입할지도 모른다는 정보가 있다”고 엇갈린 보도를 했다. 한편 탈레반 정권을 공식 인정해온 아랍에미리트는 22일 탈레반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도 카불 주재 대사 등 외교관을 철수시키고 이슬라마바드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에 직원감축을 요청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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