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대참사]'테러 공포' 곳곳서 대피소동

  • 입력 2001년 9월 14일 19시 44분


미국에 대한 대규모 테러공격 이후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폭발물 테러 소동이 잇따르고 있다. 테러 공황(恐慌)이라고 할 수 있는 집단 히스테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상 초유의 테러사건을 가까이서 목격한 뉴욕시와 인근 지역 주민들은 사소한 일에도 경찰에 신고전화를 하거나 대피소동을 벌이는 등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을 좀처럼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13일 오전 뉴욕 맨해튼 중앙역에서 폭발물 경보가 울려 수천명의 시민들이 역으로부터 4블록 밖으로 대피하는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소동은 지역 TV방송이 폭발물로 의심되는 꾸러미가 있다고 보도하면서 촉발됐지만 경찰 조사 결과 허위제보임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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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워싱턴 현지표정

이날 오후에는 미 의사당이 한때 폭발물로 의심되는 소포로 인해 소개령이 내려졌다가 약 30분만에 해제됐다. 경찰은 의심스러운 소포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상하 양원 의원들은 물론 내방객까지 모두 소개시킨 뒤 특수경찰을 장비와 함께 동원해 수색을 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이에 앞서 12일 밤에는 뉴욕의 또다른 상징물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폭발물이 장치됐다는 제보가 들어와 역시 한동안 건물 출입이 통제됐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대형 건물과 관공서 등에서 폭발물 경보와 대피 소동이 벌어지면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칠레 산티아고에선 12일 영국대사관이 폭탄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받고 직원들을 긴급대피시켰으며 25층짜리 세계무역센터에도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건물 수색작전이 벌어졌다.

독일 러시아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의 정부 청사와 대형 빌딩, 미국 대사관 등에 폭탄테러와 관련한 신고전화가 걸려와 수천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테러 소동이 그치지 않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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