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MD 잇단 조율…10일부터 장·차관회담 잇따라

  • 입력 2001년 9월 7일 18시 42분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을 서두르는 미국이 이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10일부터 장차관급 협상을 잇따라 가진다.

미 행정부는 11월 미-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로부터 MD 체제 구축에 관한 최종 양해를 얻어내겠다는 목표지만 미 의회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데다 러시아가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지을 의사가 없다고 못박아 난항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10일부터 이틀간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양국 국방차관이 모여 MD 체제 문제를 논의한다고 6일 밝혔다. 이어 12일부터 사흘간 존 볼튼 미 군비통제담당 국무차관이 영국 런던에서 게오르기 마메도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MD 체제 개발 계획을 논의한다. 19일에는 워싱턴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회담을 갖고 MD 체제 구축과 관련된 쟁점사항들을 최종 조율한다.

일련의 장차관급 회담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1월 미국 텍사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MD 체제 구축을 둘러싼 양국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작업.

그러나 MD 관련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올레그 체르노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MD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할 뜻이 없다며 정상회담에서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5일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밝혔다.그는 협상이 최소한 내년 9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며 미국은 협상이 끝날 때까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실험을 해야할 것이라고 못박았다.미국이 러시아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ABM 협정을 파기하는 경우 6개월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므로 늦어도 11월에는 협정 파기를 선언해야 예정대로 내년 5월경 알래스카에서 MD 체제 구축을 위한 본격 실험을 할 수 있다. 한편 미국 민주당 소속 킬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은 6일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국방부가 제출한 MD 관련 내년 예산안 83억달러 가운데 ABM 협정 위반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민주당은 13억달러를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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