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산섬유 규제 움직임

  • 입력 2001년 7월 31일 18시 28분


미국이 철강에 이어 외국, 특히 아시아산 섬유류의 수입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실제로 섬유수입규제를 강행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국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31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섬유생산업체가 몰려있는 조지아,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4개주 주지사들은 최근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아시아산 섬유류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만들고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청원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미국 경기침체와 아시아산 섬유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미국 섬유산업이 철강산업보다 훨씬 심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모든 법적 제도적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외국의 노동조건과 연계한 수입규제와 불공정 무역관행에 따른 섬유류 수입금지 등 미국 섬유산업 보호대책 마련과 반덤핑관세나 상계관세를 내림으로써 얻는 수익금을 미국 업계에 지원금으로 주는 ‘버드 법안’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해 전체 미국 섬유산업 노동자의 10%가 넘는 5만6000명이 실업자가 됐고 올 5월에만 9000명이 해고되고 공장 20여개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 자국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어 당장 입법화되지는 않더라도 섬유 수입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저가(低價)제품 위주의 동남아시아 국가가 먼저 타격을 입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섬유류 수출액은 전체 섬유류 수출액의 19.5%인 36억달러였으며 올 상반기에는 15억달러(전체의 18.9%)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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