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野大상원' 출범…脫보수 시동

  • 입력 2001년 6월 6일 19시 11분


미국 상원의 ‘여소야대’가 6일 6년여만에 막을 올렸다. 이에 맞춰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야당에 미소를 보내며 대화에 나섰다.

상원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7일 0시) 전체 회의를 소집, 제임스 제퍼즈 의원의 공화당 탈당으로 종전 ‘공화당 50 민주당 50’에서 ‘민주당 50 공화당 49 무소속 1’로 상원 의석분포가 바뀐 데 따라 민주당을 다수당으로 공식 인정했다.

또 17개 상임위원회와 3개 특별위원회 위원장직도 모두 공화당에서 민주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의원들이 복수로 참여하는 상원의 각 상임위에도 민주당의원이 공화당보다 1명 더 배정된다.

민주당의 톰 대슐 원내총무와 공화당의 트렌트 로트 원내총무는 이날 각각 대표연설을 통해 다수당 지위 교체에 따른 정국운영 구상을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공화당이 구상하는 각종 정책을 민주당과의 협의를 거쳐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7일 저녁 새로 상원 지도자가 된 대슐 민주당 원내총무를 백악관으로 초청, 향후 정국 운영방안을 협의한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사일방어(MD)체제와 교육개혁, 에너지개발 등 주요 정책 추진을 위해 민주당의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반면 대슐 총무는 MD 구축과 환경파괴적 에너지 정책은 물론,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온 교육 보건 환경정책 등에서 공화당이 더 이상 독주할 수 없으며 야당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5일 최근 탈당설이 나돌았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을 초청, 저녁을 함께 하며 포용을 시도했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강경보수 노선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있는 당내 중도파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낮에는 탈당한 제퍼즈 의원과 민주 공화 상원의원 4명씩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교육개혁안의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대슐 총무는 5일 저녁 공화당의 오린 해치, 알렌 스펙터, 필 그램 상원의원 등 5명과 다수당 지위 인수인계 절차 등 새로운 ‘권력분점 협정’을 협의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공화당은 위원회 배정의원 수를 양보한 대신 위원회에서 부결된 인사 인준이나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할 수 있도록 하는 타협안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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