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5월 27일 19시 1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포스트는 “일부 전문가들이 냉전 이후 ‘최초의 혁명적 핵 구상’으로 간주하는 이같은 제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1일 미사일방어체제(MD) 추진을 공식 천명한 국방대학 연설에서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현실을 반영해 핵무기의 규모와 구성 특징 등을 바꿀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트는 미 공군의 한 보고서를 인용, “미국이 현재 6500개 이상인 핵탄두를 1000∼1500개 수준으로 감축할 경우 대부분의 장교들은 지상 발사 ICBM과 핵무기를 탑재한 장거리 전폭기, 잠수함 발사 ICBM 등 운반 형태에 따라 구분되는 3가지 형태의 핵무기 중 한 종류는 폐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모두 현역 장교들로 구성된 이 보고서의 필자들은 가장 논리적인 방안이 현재 러시아를 겨냥하고 있는 550기의 지상 발사 ICBM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포스트는 덧붙였다.
또 핵무기를 탑재한 B2 전폭기와 B52H 전폭기 중 B52H 기종의 핵 임무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포스트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이 이같은 핵 전략에 관한 검토를 지시했으나 당초 올 여름쯤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보고서 완성이 국방부가 의회에 핵전략 보고서를 제출토록 되어 있는 늦가을까지도 완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5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미래의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군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거함의 방향을 바꾸는 것과 같다”고 말해 현재 진행중인 21세기 신국방전략 검토가 용이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달 초 “부시 대통령이 새 국방 전략 검토 작업이 제때에 완료돼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의 골자로 다룰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실제론 국방 전략의 일단만을 피력했을 뿐 구체적 청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포스트는 “이는 부시 행정부가 국방 전략에 대한 민간인과 군부의 견해를 조화시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그동안 국방부의 민간 전략분석가인 앤드루 마셜(79)과 20개 정도의 민간 자문기구를 통해 새 국방 전략을 검토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소외된 군부가 전략의 내용과 검토 절차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2일 럼스펠드 장관과 각군 참모총장들과의 협의에서 언쟁이 벌어졌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