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남북한을 동시 방문하는 페르손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방문중 남북한 화해, 북한-EU 대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수출 중단, 인도적 지원, 인권 등 광범위한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르손 총리는 EU 대표단의 방문 조건으로 북한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남북한 정상회담 공동선언 이행 △남북한 화해조치 지속 △인권, 미사일 등 광범위한 의제 논의 △국제언론기구 대표단 동행 등을 제시했으며 북한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면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현시점은 EU가 남북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지적했다.
한편 25일 워싱턴의 싱크 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 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보 에릭슨 주미 스웨덴 부대사는 "EU 대표단은 방북기간중 북한측에 미국이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동안 인내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EU와의 대화는 남북대화 및 북미 대화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 등을 설명할 것" 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에서 어떤 이슈도 금기가 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EU의 올리버 네트 워싱턴 주재관은 "북한에 대한 EU의 모든 활동은 미국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의를 거친 것" 이라며 "대북관계에서 EU가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에 매우 놀랐다" 고 말했다. 두 사람은 "EU의 역할에 대해 EU는 북한문제에 관해 미국의 역할을 대신하지는 않을 것이며 김대중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브뤼셀연합>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