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한반도정책 세미나]"EU, 대북 美역할 대신 안해"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43분


유럽연합(EU)의장국 대표자격으로 다음달 2일 남북한을 동시 방문하는 예란 페르손 스웨덴총리는 26일 " EU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남북한간 진행되고 있는 평화과정을 지지하고 중재하는 것" 이라며 이번 방문의 최우선 목적은 한반도 평화 지지 라고 말했다.

서방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남북한을 동시 방문하는 페르손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방문중 남북한 화해, 북한-EU 대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수출 중단, 인도적 지원, 인권 등 광범위한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르손 총리는 EU 대표단의 방문 조건으로 북한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남북한 정상회담 공동선언 이행 △남북한 화해조치 지속 △인권, 미사일 등 광범위한 의제 논의 △국제언론기구 대표단 동행 등을 제시했으며 북한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면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현시점은 EU가 남북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라고 지적했다.

한편 25일 워싱턴의 싱크 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 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보 에릭슨 주미 스웨덴 부대사는 "EU 대표단은 방북기간중 북한측에 미국이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동안 인내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EU와의 대화는 남북대화 및 북미 대화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 등을 설명할 것" 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에서 어떤 이슈도 금기가 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EU의 올리버 네트 워싱턴 주재관은 "북한에 대한 EU의 모든 활동은 미국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의를 거친 것" 이라며 "대북관계에서 EU가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에 매우 놀랐다" 고 말했다. 두 사람은 "EU의 역할에 대해 EU는 북한문제에 관해 미국의 역할을 대신하지는 않을 것이며 김대중대통령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브뤼셀연합>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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