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쉽다" 日대기업 소장名畵 경매내놔

  • 입력 2001년 4월 13일 18시 56분


일본 대기업의 중역실 등에 걸려 있던 세계적인 명화들이 경매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 경제주간지 포브스 최신호는 12일 일본 대기업들이 ‘버블(거품경제) 시대’에 구입해 소장하고 있던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클로드 모네 등 거장(巨匠)의 작품들이 세계 양대 경매업체인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장에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일본 기업들이 극심한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 재무상태가 악화되자 빚을 갚고 급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80년대 호황기에 사세 과시용으로 사들였던 명작들을 내다파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명작 중에서도 단연 미술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인상파 화가 고흐가 그린 ‘가셰 박사의 초상’과 ‘해바라기’.

야스다 해상화재보험과 다이쇼와 제지가 갖고 있는 두 작품의 감정가는 무려 1억달러(약 1310억원)를 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전문가들은 감정가가 천문학적인 금액이기는 하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구매자가 줄을 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매물 중에는 80년대 최대의 경제비리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이토만사측이 당시 계열사를 통해 사들인 명화들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의 마크 포터 국제담당 이사는 “세계 2위의 거대 경제권이 몰락할 기미를 보이면서 진귀한 작품들이 세일용으로 쏟아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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