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부인-아들 체포 추진

  • 입력 2001년 4월 5일 19시 38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前) 유고연방 대통령에게 발부된 유엔 전범재판소(ICTY)의 체포영장을 전달하기 위한 관리가 4일 베오그라드에 도착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날 베오그라드에 도착한 ICTY 기록관 한스 홀수이스는 유고 연방정부가 인가하는 대로 수감중인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을 만나 체포영장을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개로 유고연방 정부는 러시아로 도피한 밀로셰비치의 아들 마르코에 대해 조직범죄와 밀수혐의로 체포하기 위해 국제 경찰에 협력을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유고 일간 ‘글라스 자브노스티’가 4일 전했다.

앞서 유고연방 내 세르비아의 조란 진지치 총리는 3일 미국 일간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밀로셰비치가 정적 살인교사 등의 혐의로 2개월 내 기소될 것이며 그의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 역시 살인교사 혐의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ICTY와 유고연방 등의 이 같은 의지에 따라 밀로셰비치 일가(一家)는 과거에 저지른 범죄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은 “몇푼의 외국 원조를 받았다고 국가 위신을 팽개칠 수 없다”며 “유고연방의 헌법에 따라 밀로셰비치를 국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혀 여전히 ICTY와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편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4일 베오그라드를 방문해 밀로셰비치가 ICTY에 나오기 전에 국내 법정에 서는 것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혀 밀로셰비치 처벌을 둘러싼 유고연방 정부와 ICTY의 갈등 해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밀로셰비치가 수감된 베오그라드의 교도소 바깥에서는 300여명의 밀로셰비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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