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기 배급 늘린다"…이라크 만우절 소재도 '식량난'

  • 입력 2001년 4월 2일 01시 27분


1일 만우절을 맞아 이라크의 한 일간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식량배급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는 등 엉터리 뉴스를 내보내 경제제재 조치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이라크인들을 잠시나마 들뜨게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가 운영하는 바벨신문은 만우절을 맞아 특별히 작성한 이 ‘가짜 기사’에서 “경제제재 10년 만에 처음으로 쇠고기와 닭고기 배급기준이 대폭 늘어났으며 1980년대에 주문했던 최고급 BMW 승용차가 마침내 이라크로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전국의 모든 대학생은 올해 연말 시험 성적에 관계없이 전원 학점을 부여받게 됐다고 희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기사 말미에는 “위 기사는 만우절 특집입니다”라고 써 있었다.2년 전 만우절에도 한 신문이 바나나 초콜릿 청량음료 식료품 배급량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는 ‘꿈같은’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바그다드 시내에서 포목점을 하는 사브리 하미드는 “경제제재 조치가 하루빨리 풀려 이런 썰렁한 유머가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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