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스위스 쇠고기 대북지원 논란 확산

  • 입력 2001년 2월 16일 19시 14분


독일과 스위스에서 광우병을 우려해 도살했거나 도살할 소의 고기를 북한에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룬투샤우는 15일 도살돼 소각될 운명에 처한 소를 북한에 원조하는 것은 합리적인 방안으로 비쳐지지만 북한 내부의 분배, 유럽연합(EU) 내의 정책 조율, 수송 비용 등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북한 주민에게 쇠고기가 전달되는 지에 대한 감시와 통제 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측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원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12일 간접적으로 소 20만마리분의 쇠고기 원조를 희망한다는 뜻을 독일 정부에 전달하자 독일 육류업계는 지원을 주장한 반면 레나테 퀴나스트 농업 장관은 "국내용으로 부적합한 쇠고기를 어떻게 보낼 수 있느냐"고 반대를 표시했다.

한편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대표부는 15일 퀴나스트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떤 상황(기아) 하에서는 어떤 것(쇠고기)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농업부 대변인이 전했다.

스위스 언론들은 15일 국제원조분인 700만스위스프랑(약 56억원) 상당의 쇠고기 대부분을 북한에 지원키로 했다는 정부 발표를 주요 기사로 다뤘으나 윤리성은 문제 삼지 않았다.

일간지 르 탕은 이날 1면에 "부모가 음식투정을 하는 아이에게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북한 아이들을 생각하라"고 꾸짖는 내용의 삽화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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