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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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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배우 나타샤 자하로바는 프랑스인 파트리카 앙리와 파리에서 결혼해 딸 마샤를 낳고 이혼했다. 이혼 후 1년 반 동안 아버지가 마샤를 길렀으나 2년 전 딸을 학대한 사실이 밝혀지자 프랑스 법원은 아버지를 기소하고 아이를 보호시설에 보냈다가 최근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기로 결정했다.
자하로바씨는 딸을 되찾아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어 하나 프랑스 법원은 이를 허락하지 않고 딸을 만나는 것조차 제한했다. 그는 “입양가정이 엄마보다 딸을 더 잘 기를 수 없으며 딸도 엄마와 같이 살고 싶어한다”며 눈물로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12일 현재 10일째 단식투쟁 중이다.
10월 프랑스를 방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이 문제의 해결을 요청했으나 시라크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 문제를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인도적으로 해결되길 희망한다”고만 밝히고 있다.
프랑스 법원은 “마샤는 프랑스국적자”라며 국내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이에 러시아 언론들이 “인권을 내세우며 체첸전에 앞장서 간섭하던 프랑스가 정작 딸을 엄마에게서 빼앗는 비인도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러시아 의회는 8일 프랑스 의회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