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도 40대 사장 임명… 차기 CEO 후계자로 부상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48분


제너럴 일렉트릭(GE) 이사회가 최근 44세의 제프리 이멜트 GE 의료시스템스 사장을 잭 웰치 회장 후임으로 지명한 데 이어 미국 최대의 통신업체인 AT&T가 28일 주력 부문인 전화네트워크 서비스 부문에 40대의 사장을 임명했다.

주인공은 AT&T와 브리티시텔레콤이 70억달러(약 7조7000억원)를 합작투자한 벤처회사 ‘콘서트’의 최고경영자로 재직해온 올해 46세의 데이비드 도먼. 통신업계에선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도먼씨는 AT&T 연매출액(660억달러)의 75%와 전체 근로자의 절반인 8만여명을 책임지게 됐다.

AP통신은 그가 3년 이상 AT&T를 이끌고 있는 마이클 암스트롱 최고경영자의 후계자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도먼씨는 AT&T 차기 최고경영자 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AT&T는 4월 전화 네트워크 서비스 부문 존 제글리스 사장이 AT&T 와이어리스 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긴 뒤 후임 임명을 미뤄왔다.

AT&T는 음성 데이터, 무선, 케이블 TV 등 3개 부문 분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도먼씨는 “그동안 회사 구조조정 작업을 위해 하루 18시간씩 일해 온 암스트롱 최고경영자는 앞으로도 당분간 분사 계획만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도먼씨는 미국 통신업계에선 신화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81년 소프트웨어 개발과 마케팅 분야에 발을 내디딘 도먼씨는 장거리 통신업체 스프린트에서 일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가 스프린트 비즈니스사의 사장으로 일하는 동안 이 회사는 연매출액이 500만달러에서 45억달러로 무려 900배나 상승했다.

또한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체텔레콤에 20%의 지분을 내어주는 방식으로 글로벌 합작사업을 펼치면서 스프린트를 글로벌 통신업계 지도 재편의 주역으로 자리잡게 했다.

도먼씨는 특히 94년 39세에 퍼시픽벨사의 사상 최연소 최고경영자에 올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회장과 사장까지 겸하며 가입자 1000만가구, 연매출액 90억달러의 대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는 지난해 4월 콘서트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하기 전까지 인터넷 뉴스정보회사인 포인트 캐스트의 최고경영자직을 맡았다.

실패를 모르고 승승장구해온 도먼씨가 AT&T의 2인자로 떠오르자 경쟁업체는 그가 어떤 전략을 펼칠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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