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선거혼란이 즐거워요" 관광업계 호황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33분


‘이대로 이렇게….’

동굴 속의 미로를 헤매는 듯한 미국 대선을 바라보며 내심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치열한 법정공방이 시작되면서 ‘킹메이커’ 역할을 맡게 된 변호사들, 시청률 특수를 누리고 있는 방송사들, 몰려드는 인파에 어쩔 줄 모르는 관광업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지금 플로리다엔 내로라 하는 미국 최고의 변호사들이 저마다 ‘돈’과 ‘이름 알리기’를 위해 총집결했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 진영은 마이크로소프트사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법무부 변호사로 활약, 승리를 이끌어낸 ‘연봉 700만달러의 사나이’ 데이비드 보이스가 눈에 띈다. 미국 최고의 헌법학자인 로렌스 트라이브 하버드대 교수와 쿠바 소년 엘리안 사건에서 이름을 날린 켄달 코피 변호사도 고어의 생명줄이다.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는 선거 관련 소송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벤저민 긴스버그와 법무부차관을 지낸 소송의 명수 시어도어 올슨 등을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 진영 율사들의 몸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고어측은 300만달러의 긴급 자금을 모았고 추가 모금에 들어갔다. 부시 진영은 E메일을 통해 5000달러씩의 헌금을 부탁했다.

방송사도 ‘선거 혼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뉴스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NBC저녁뉴스의 경우 선거전에 비해 시청자가 200만명이 늘었고 CNN방송은 3배나 많아진 140만명에 달했다. 인터넷 뉴스사이트의 인기도 치솟아 선거 뒤 5일 동안 CNN 웹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은 500만명, 야후뉴스 330만명, MSNBC는 430만명을 기록했다.

법조인들과 정당관계자는 물론 각 방송사들이 최소한 100∼150명의 인력을 파견해 취재비용으로 수백만달러씩을 소비하자 관광업계도 즐거운 표정이다. 플로리다주 호텔업계는 전년대비 70%의 수익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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