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동물성사료 사용 전면금지…EU "모든 소에 검사"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38분


유럽연합(EU)과 각 회원국이 광우병(BSE) 소동을 잠재우기 위한 강도 높은 처방을 내놓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생후 일정한 기간이 지난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자고 13일 15개 회원국에 제안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 번거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최선의 조치를 택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히고 “회원국의 동의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15일 수의전문가위원회를 소집해 광우병 검사 대상이 될 소의 나이와 검사 방법을 논의한 뒤 20일 EU 농업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안이 채택되면 현재 EU 회원국이 실시하고 있는 무작위 표본 검사에 비해 광우병 검사가 훨씬 엄격해진다.

프랑스 정부는 14일 광우병을 퍼뜨리는 원인으로 추정되는 동물성 사료를 소뿐만 아니라 돼지 닭 등 다른 가축에게도 사용하지 말도록 조치했다.

정부 관계자는 “소 외의 다른 가축에 대해서도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광우병 차단 효과 때문이라기보다 불안 심리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한시적인 조치가 될 것”이 라고 밝혔다. 동물성 사료의 재료인 소의 사체는 프랑스에만 현재 70만t에 달해 이를 폐기하는 비용만 50억프랑(약 7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위스, EU 집행위 등도 동물성 사료의 전면 사용 금지를 주장하고 있어 프랑스의 이번 조치는 EU 차원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 농민조합은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광우병에 대한 검역조치가 강화된 96년 이전에 태어난 소 수백만 마리를 모두 도살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스페인은 8일 광우병 감염을 우려해 생후 20개월 이상 된 프랑스산, 아일랜드산 소의 고기 수입을 금지키로 했으며 벨기에도 프랑스산 쇠고기의 수입금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광우병 사태에 따른 EU 회원국내 통상마찰 조짐도 있다.

유럽 각국은 96년 영국에서 광우병이 크게 번지자 영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조치를 내렸다 지난해에 해제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아직 영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지 않아 양국간에 통상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96년 이후 광우병이 원인이 돼 8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성 사료…광우병 전염원 추정▼

가축에게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식용으로 처리하고 남은 소 등 짐승의 부산물을 섞어 만든 사료를 가리킨다.

주로 소를 도축한 후 정육을 만들고 남은 등뼈와 내장 부위 등이 사용된다. 단백질원으로 콩을 사용할 때보다 30% 정도 비용이 덜든다.

유럽연합(EU)은 90년부터 동물성 사료를 소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한 데 이어 양도 광우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지적에 따라 94년부터는 양에 대해서도 동물성 사료 공급을 금지했다.

<권기태기자·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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