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개표공방' 격화… 부시, 고어보다 327표 앞서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8시 50분


‘득표차는 327표. 그러나 아직 부재자 투표 개표가 남았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확정할 결정적 변수인 플로리다주의 재검표가 끝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의 득표차가 327표로 줄었으나 주 당국이 해외거주 부재자 투표 개표를 17일까지 계속하겠다고 선언, 미 정국의 혼미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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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측은 10일 비공식 재검표 결과 부시 후보가 승리했다며 고어 후보는 경쟁을 포기하라고 촉구했으나 민주당은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면서 법률적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 재검표와 부재자 투표 ▼

AP통신은 10일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의 재검표 결과 부시 후보가 291만198표를 얻어 290만9871표를 얻은 고어 후보를 327표 앞섰다고 보도했다(비공식 집계). 재검표 전에는 부시 후보가 1784표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었기 때문에 표차가 1457표나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의 캐서린 해리스 국무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공식 재검표 결과를 14일까지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거주 부재자 투표는 17일까지 개표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락을 결정할 마지막 변수인 해외거주 유권자의 표는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96년 대선 때 투표일 이후 2300표가 도착한 것을 고려하면 수천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양당의 대응 ▼

공화당의 카렌 휴즈 공보국장은 10일 성명을 통해 “플로리다주 재검표 결과 부시 후보가 승리했다”면서 “민주당은 헌정의 대통령 선출 절차를 손상시킬 수 있는 소송 위협과 추가 재검표 요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돈 에반스 선거운동본부장은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희생시키면서 이번 선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부시 후보가 근소한 차로 패한 아이오와, 위스콘신 주에 대한 재검표 요구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윌리엄 데일리 선거운동본부장은 10일 반박성명에서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며 “유권자의 진의를 알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데일리 본부장은 “법률적 검증이 끝난 결과는 수용하겠다”고 말해 당 차원에서 법률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또 플로리다주 선관위에 팜비치와 볼루시아 브로워드 데이드 등 4개 카운티에서 컴퓨터가 아닌 수작업으로 재검표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 당선자는 언제 확정되나 ▼

플로리다주는 17일까지 도착하는 부재자 투표 개표가 완료된 뒤 최종 개표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도 부시 후보의 우세가 유지될 경우 공화당측은 당선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당원들이 팜비치 카운티의 재투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냈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는 몇 주가 걸릴 수도 있어 정권인수작업 등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종훈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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