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68년에 두차례 전쟁위기"…긴장 최고조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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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한반도에서 두 차례의 전쟁 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미 국무부 공식 문서들에 따르면 북한이 68년 1월21일 무장간첩들을 보내 청와대를 습격해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1·21사태’와 1월23일 미국 정보 수집함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나포됐을 때 휴전협정이 깨질 수도 있을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푸에블로호 나포사건은 린든 존슨 행정부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 이 무렵 국무부에 의해 작성된 국가안보 기록에 따르면 존슨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공습과 폭격을 포함한 여러 가지 군사적 대응을 고려했다. 그러나 미 관리들은 “베트남전에 깊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전선을 만들어 전쟁을 수행한다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 대북한 무력 공격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북한과 미국이 판문점에서 29차례 협상을 벌이는 우여곡절 끝에 그 해 12월 북한이 생존 승무원 82명을 석방했다.

또 1·21 사태를 전후한 일촉즉발의 상황은 사이러스 밴스 특사가 급거 서울로 달려가 한국이 북한에 군사 보복을 가하지 말도록 설득함으로써 모면할 수 있었다.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1·21사태는 한국을 격분시켜 북한에 대한 무력 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졌고 이것이 한반도에 새로운 전면전을 초래할 위기를 조성했다.

존슨 대통령은 밴스 특사를 파견해 ‘한국에 대한 도덕적, 군사적 지원 증강’을 다짐한 뒤 무력 충돌의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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