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12월 23일 조기총선…세르비아 과정 수립도 결정

  • 입력 2000년 10월 17일 18시 36분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연방 대통령이 16일 쫓겨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잔존 세력과 세르비아 과도정부 수립 및 조기총선 등에 합의했다.

밀로셰비치 잔존 세력은 유고연방의 중심국가인 세르비아 정부와 의회를 장악하고 있으며 그동안 과도정부 수립과 조기총선에 거세게 반대해 왔다.

코슈투니차 진영이 이들과 향후 정치 일정 등에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끌어냄에 따라 유고 민주화가 앞당겨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합의에 따르면 세르비아 총리는 의회 다수당인 밀로셰비치 진영의 세르비아 사회당(SPS)에서 맡지만 코슈투니차 대통령의 세르비아 민주야당(DOS)과 세르비아 개혁운동당(SPO)에서 각각 한 명씩 내는 2명의 부총리와 합의를 통해서만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

또 내무 공보 법무 재경부 등 4개 핵심부서는 이들 3개 정당에서 각 1명씩 참여하는 3인 위원회를 통해 운영된다. 아울러 세르비아 사회당은 농업 주택 경제개발 교육 환경부를 포함해 11개 부의 장관을 내고, 세르비아 민주야당과 개혁운동당은 각각 5개 부의 장관을 낸다.

이들 3개당은 당초 내년 가을에 실시할 예정이던 총선을 올 12월 23일 실시해 새 의회 구성을 앞당기기로 했다. 9월 유고 대통령 선거 이후 보여준 시민 혁명의 여파에 따라 민주개혁세력들이 12월 조기총선에서도 압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과도정부는 총선 이후에 민주개혁세력이 주도하는 정부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합의가 이뤄진 직후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네보이사 파브코비치 유고군 참모총장은 다시 정치 불개입 및 코슈투니차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서약했다고 탄유그 통신이 전했다.

한편 이번 합의에서 밀로셰비치 잔존세력의 하나인 밀란 밀루티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는 임기인 2002년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코슈투니차 대통령은 과도정부 구성 등에 대한 합의를 끝마친 뒤 17일 유고연방에서 탈퇴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몬테네그로를 방문, 몬테네그로 여당의 연방 정부 참여안 등에 대해 밀로 듀카노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과 협의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