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증산이견]사우디"필요시 추가" 쿠웨이트"시기상조"

  • 입력 2000년 10월 16일 09시 03분


세계 석유 공급량의 40%를 점유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국제유가가 향후 2주일간 배럴당 28달러를 계속 웃돌 경우 올들어 4번째 증산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이 15일 밝혔다.

알-나이미 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에서 UAE 석유장관을 만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유가가 계속 10년 사이 최고 수준에 머물 경우 11개 회원국이 오는 11월12일의 차기 각료회의 이전에 생산 쿼터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나이미 장관은 현재의 하루 200만배럴 증산 체제는 세계 시장의 원유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년 2·4분기나 그 이전의 유가 급락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쿠웨이트와 UAE는 과잉공급을 주장하면서 추가 증산 계획이 없다고 밝혀 OPEC내에서 증산을 둘러싼 이견을 빚고 있음을 드러냈다.

쿠웨이트의 나세르 알-사바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OPEC 회원국들은 원유가 시장에 과잉공급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OPEC가 증산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현재의 고유가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오베이드 빈 사이프 알-나시리 UAE 장관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사태가 원유시장을 교란시켜 최근의 유가인상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뒤 증산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12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사태가 심각한 국면에 돌입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2.55달러(7.7%) 오른 35.30달러로 10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OPEC 기준유도 지난 12일 배럴당 32.57달러를 마크하며 연 9일째 28달러의 목표한도를 넘어섰다.

원유 수요는 매년 2·4분기에 전형적인 하락세를 나타내왔다. 산유국들은 유가가 석유시장 개장일 기준으로 20일간 계속 목표 한도인 22~28달러 선을 넘어설 경우 증산에 돌입하겠다고 천명해 왔다.

한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가 미국시장의 6번째 원유 공급국이라는 통계 발표에도 불구, 미국은 원유 금수조치를 받고 있는 이라크의 원유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미 에너지부는 이라크가 미국에 대한 6번째 원유공급국으로, 올들어 7월까지 하루 58만5천배럴이 공급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전체 원유 수입의 약 5.4%를 차지하고 있다.

[아부다비·워싱턴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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