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부시후보, 고어에 나흘째 3~8%P차 앞서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5시 54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2차 TV토론회(11일)를 앞두고 발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 2차 토론회 결과가 매우 주목된다.

USA투데이지-CNN방송-갤럽이 1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부시 47%, 고어 44%로 부시 후보가 연속 나흘째 3∼8%포인트차로 우세를 보였다.

MSNBC방송과 로이터통신의 조사에선 부시가 43%로 고어를 1%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추적여론조사 이후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를 추월하기는 처음이다. 또한 부시 후보는 워싱턴포스트지-ABC방송의 조사에서도 48%대 45%로 고어 후보를 앞지른 것을 비롯, 퓨리서치센터(부시 45%, 고어 44%)와 정치전문 웹사이트 보터닷컴(부시 44%, 고어 41%) 조사에서도 우세를 나타냈다.

비록 부시 후보의 리드폭이 대부분 오차범위 내에 있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서 일제히 고어 후보를 앞지른 것은 8월 중순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처음. 1차 토론회(3일) 이후 호각세를 보여온 두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수일동안 부시 우세로 바뀌고 있는 것.

여론조사가 존 조그비는 고어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율 감소가 부시 강세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장년층은 이미 지지후보를 결정한 상태"라면서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은 젊은 계층이 선거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두 후보는 11일 오후 9시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에서 2차 TV토론을 가질 예정. 토론회는 최근 중동 및 유고사태, 북미 관계가 뜨거운 외교현안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외교정책 대결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후보는 최대 약점인 '외교경험 부족'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집중할 예정. 부시 캠프는 2차 토론만 잘 넘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부시 후보는 연소득 2만5000∼5만달러의 중산층에서 줄곧 고어 후보를 앞서고 있어 고무된 상태. 1972년 이후 이 계층에서 지고 선거에 승리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고어 후보측은 '과장어법'을 자제하고 탁월한 외교식견을 통해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지만 갑작스런 지지도 하락에 당황해 하는 기색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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