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방위 EU와 동등역할 수행"…NATO주도입장서 후퇴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00분


미국은 유럽의 방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주도해야 한다는 지금까지의 입장에서 후퇴해 유럽연합(EU)의 군사적 영향력을 인정키로 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10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NATO 연례 국방장관회담에서 “앞으로 유럽대륙의 안보문제에 있어 NATO와 EU가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는 미국이 2차세계대전 후 유럽대륙의 유일한 군사기구였던 NATO의 위상변화를 인정한 것으로 EU의 독자적인 군사력 구축을 허용함으로써 과도한 군사적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코언 장관은 “유럽의 통합움직임을 감안할 때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유럽의 안보정책 개발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NATO가 유럽 내 유일한 다국적 군사조직이란 지위를 앞으로는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기구가 상호실체와 자율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의사결정 과정을 통합하면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NATO의 군사전략도 현재의 전략적인 유럽대륙 방위체제에서 신속배치가 가능한 형태로 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언 장관은 그러나 유럽주둔 미군 병력의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버밍엄=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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