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유고 철권통치]野지도자 코스투니차?

  • 입력 2000년 10월 6일 18시 56분


서방국들이 잇달아 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56) 야당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선언하면서 코스투니차는 유고의 새로운 희망과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투니차는 지난달 실시된 대통령선거 전까지만 해도 세르비아 내 온건 민족주의자의 한 사람에 불과했다.

1944년 유고군 장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베오그라드 법대를 졸업한 후 베오그라드 법대교수와 법률잡지의 편집장으로 평범한 학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자치상태의 코소보지역과 독립국가인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를 통합해야 한다는 세르비아 민족주의가 대두하자 이를 비판하다 대학으로부터 쫓겨났다.

그 후 1989년 대통령 선거에서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대 세르비아주의를 내걸고 당선되자 이에 반기를 들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 92년 창당된 세르비아민주야당(DOS)의 당수직을 맡으며 ‘세르비아의 희망은 민주화’라는 신념으로 줄곧 밀로셰비치의 철권통치를 비판해 왔다.

코스투니차는 밀로셰비치의 화해 손짓에 지난 11년간 단 한차례도 타협하지 않고 다른 야당과 연대해 합리적인 민주화 투쟁을 모색해 실용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특히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다른 야당지도자와 달리 깨끗한 이미지와 대화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정치스타일에 힘입어 18개 야당의 단일후보로 추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군소정당의 당수를 역임한 그의 정치적 능력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상태. BBC방송은 8일 “다른 야당 지도자에 비해 카리스마와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유고사태의 수습과정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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