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제니친-푸틴 화해…푸틴, 전격방문 3시간 대화

입력 2000-09-22 18:58수정 2009-09-22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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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의 대표적인 반체제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82)이 소련 비밀경찰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화해했다.

푸틴 대통령 내외는 20일 모스크바 교외에 있는 솔제니친씨의 별장을 찾아가 3시간이나 얘기를 나눴다. 푸틴대통령은 수일전 솔제니친씨에게 직접 전화해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솔제니친씨는 21일 취재진에게 전날 있었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맞이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푸틴 대통령은 뛰어난 지성과 빠른 판단력을 갖고 있으며 권력에 대한 개인적 욕망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러시아 언론매체는 22일 두 사람의 화해 소식을 상세히 전하며 “평소 칭찬에 인색하고 독설로 유명한 솔제니친씨가 푸틴 대통령을 극찬한 것은 뜻밖이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을 한차례 만난 후 지지자로 돌아섰던 사실을언급하면서 “작은 키에 볼품 없는 푸틴 대통령이 사람을 끄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7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솔제니친씨는 ‘이반 데비소비치의 하루’ ‘수용소군도’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소련 독재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하다 강제노동수용소와 시베리아 유형 생활을 했다. 이후 국외로 추방돼 20여년간 독일 미국 등지를 떠돌다 소련이 붕괴된 뒤인 94년 귀국했다. 그의 ‘반골 기질’은 여전해 98년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러시아최고훈장을 수여하려 하자 “나라를 망친 대통령이 주는 훈장은 필요없다”며 거절했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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