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美경제인 간담회]"한반도 투자 적극 나서길"

  • 입력 2000년 9월 9일 17시 05분


뉴욕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일 오전(한국시간)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윌리엄 맥도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15명의 미국 재계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반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김대통령〓97년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여러분의 도움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2년반 전에 비해 한국경제는 크게 변화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만이 아니라 한반도라는 차원에서 투자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며 (한반도는) 4대국을 잇는 중심지로서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할 수 있는 투자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데이비드 록펠러(록펠러센터회장)〓북한의 개혁가능성을 어떻게 보며 외국인투자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가.

▽김대통령〓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는 점, 주한미군이 통일 후에도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되는 입장 등을 고려할 때 개혁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 데 적극적인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피터 피터슨(블랙스톤회장)〓남북대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김대통령〓우리는 통일이 아니라 교류협력이 당면목표다. 이달 18일에는 끊겼던 철도를 복원해서 휴전선 너머 20㎞를 연결한다. 푸틴 러시아대통령과도 경원선을 연결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남쪽에서 실은 화물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간다.

▽프랭크 위스너(AIG 대외담당 부회장)〓앞으로 미국과 한국의 안보상황이 더 굳건히 다져져야 되는 것 아닌가.

▽김대통령〓AIG가 현대에 1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경제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군문제는 북한과의 이번 대화에서 해결됐다.

▽프랭크 갈루치(칼라일회장)〓4대부문 개혁의 당사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또 한국재벌들은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김대통령〓개혁은 많이 이뤄졌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4대 개혁을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하고 그 후에는 질적 개혁에 나설 것이다. 우리경제의 장래에 외국자본의 투자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 이유는 다섯 가지다. 첫째, 원금과 이자를 갚을 필요가 없다. 둘째, 외국자본은 우수한 기술과 경영기법을 들여온다. 셋째, 세계의 시장을 갖고 온다. 넷째, 외국자본 특히 미국자본은 국가안보에 도움이 된다. 다섯째, 많은 한국인에게 일터를 제공한다. 일석오조다. 같이 잘사는 ‘윈―윈투자’가 필요하다.

▽윌리엄 맥도너(뉴욕연방준비은행총재)〓미국이 한국의 대외신인도 등급을 상향하기로 한 것은 김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리처드 블럼(뉴브리지캐피털회장)〓인수한 제일은행이 여러 문제가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조만간 해결될 것이니 걱정말라.

<뉴욕〓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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